드라마 그해 우리는 다시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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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그해 우리는 다시보기

by 금융안전 도우미 2021. 12. 17.

그해 우리는 다시보기

 


함께해서 더러웠고 다신 보지 말자!로 끝났어야 할 인연이 10년이 흘러 카메라 앞에 강제 소환 되어 펼쳐지는 청춘 다큐를 가장한 아찔한 로맨스 드라마

최웅 cast 최우식

29세 | 움직이지 않는 건물과 나무만 그리는 일러스트레이터

"싫어하는 거요? 국연수요. 아니, 국영수요."

웅이와 기사식당, 웅이와 아구찜, 웅이와 닭발, 웅이와 분식, 웅이와 비어... 한 골목을 장악한 '웅이와'의 그 웅이 도련님이다. 모든 어른들과 꼬마들이 부러워하는 밥수저를 물고 태어난 도련님이지만 정작 웅이는 바쁜 부모님 탓에 어렸을 때 기억이라곤 가게 앞 대청마루에 혼자 앉아 있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부모님이 바쁜 것도 싫고, 그렇게까지 악착같이 일을 늘려가며 피곤하게 사는 어른들의 삶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 혼자 있는 게 편하고, 여유롭고 평화로운 게 좋다. 그래서 그냥 '꿈은 없고요, 그냥 놀고 싶습니다' 그렇게 살고 싶었고, 계획대로 되고 있었다. 연수를 만나기 전까진 말이다.

매사에 부딪히는 연수와는 그렇게 잠깐 머문 악연이라 생각했다. 계속 가는 눈길도, 자꾸만 건드리는 신경도, 이상한 끌림도 모두 처음 보는 종족에 대한 호기심일 뿐이라 생각했지, 설마 그게 첫사랑의 시작일 줄이야...

누가 그랬다. 입덕 부정기를 지나면 걷잡을 수 없이 빠져드는 것뿐이라고. 좋을 걱도 나쁠 것도 없이 평온한 삶을 유지하던 최웅을 흔드는 건 오로지 국연수 하나뿐이었다. 연수와 함께 있으면 행복하고, 연수가 없으면 견딜 수가 없다. 연수와 많이도 싸웠지만, 오르락 내리락 하는 놀이 기구라 생각했지, 끈 없이 추락하는 낙하산일 줄은 몰랐다.

10년이 지난 지금의 최웅은 많은 게 변했다. 그늘에 누워 낮잠 자는 평온한 삶을 꿈꿨지만, 지금은 밤에도 잠을 자지 못하는 영혼 없는 삶을 살고 있다. 아티스트로서 최고의 인기와 성공을 이루어내고 있지만, 최웅의 눈에는 어쩐지 공허함만 가득하다. 그런 그에게 연수가 다시 찾아왔다. 처음 만났던 것처럼 예고도 없이. 그렇게 싸웠던 시간들이 아직 부족했던 건지, 아직 할 말이 남은 건지.

하지만 이젠 예전의 최웅이 아니다. 역전된 지금의 상황과 많이 변한 최웅의 성격이 이 관계의 새로운 면을 들추어 낸다. 2라운드의 시작이다.

 

국연수 cast 김다미

29세 | 쉼 없이 달리기만 하는 홍보 전문가

"내가 버릴 수 있는 건 너밖에 없어. "

가난하기 너무 싫은 이유는 내가 남에게 무언가를 베풀 수가 없다는 거다. 특히 날 때부터 따라다닌 가난은 연수가 클수록 친구와 밥 한 끼, 커피 한잔하는 것도 꺼리게 만든다. 그래서 그런 것들에 관심이 없는 척, 나만 신경 쓰는 척. 그게 연수가 살아온 방법이었다. 일찍이 부모님을 사고로 잃고 할머니와 둘이 서로를 의지하며 버텨왔다. 이런 개천에서 살아남기 위해 독하게 마음먹었다. 그래서 연수의 목표는 늘 성공이었다. 사실 연수의 성공 기준은 크지 않다. 그냥 할머니와 나, 두 식구 돈 걱정 안 하고 평범하게 사는 것. 겨우 그 정도지만 연수 혼자 짊어지는 짐은 생각보다 훨씬 무거웠다. 그리고 그 해, 어깨의 고단한 짐을 한순간 잊게 만드는 사람, 최웅을 만났다.

연수에게 이런 사랑스러움이 있을 줄은 몰랐다. 남들에겐 항상 차갑고 사납던 연수가 최웅 앞에선 한없이 다정하고 따뜻하다. 하지만 누군가가 최웅을 건드린다면 곧바로 다시 전투 모드가 튀어나와 가만 두질 않는다. 연수의 이런 단짠단짠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건 최웅이 유일하고 유일했다. 연수가 자신의 손으로 최웅을 놓기 전까진.

10년이 지난 지금, 연수의 삶은 성공한 삶일까? 성공만 바라보고 달려왔고, 어느 정도 원하던 건 이루었다. 집안의 빚을 다 청산했고, 고정적인 월 수입이 있으며, 돈 걱정이 많이 줄었다. 이제야 남들괴 비슷한 선상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연수는 변한 게 없다. 성공하려고 아등바등 살던 그 삶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달리고 있다. 늘 일이 우선이고 직장에서도 모두가 인정할 만큼 능력 있는 사람이 되었지만 어쩐지 공허하다. 망망대해에 목표를 잃어버린 방향 키를 잡고 있을 뿐이었다. 어디로 가야 하는지는 모르지만 습관이 연수를 쉬지 못하게 하고 달리게 만든다.

그리고 다시 최웅을 찾아갔다. 겉보기에는 쿨하고 도도하게, 마치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하지만 최웅과 마주 앉은 테이블 아래 연수의 손은 미세하게 떨린다. 이게 또 다른 시작이 될지, 아니면 정말 끝을 맺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겠지만 마주해 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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